110번 병아리 반에서 닭이 되기 위해 1팀에 자리 배치를 받은 지 벌써 3주가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함이 많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새로이 배우느라 항상 바쁜 나날입니다. 하지만 민원인들의 민원이 해결될 때마다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인해 다리가 아픈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민원인께서는 어디에 문의를 해야 할지 몰라 전화를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항상 전화를 받을 때마다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민원인께서 개인 사유지에 대한 질문을 해도 되냐고 말씀을 하셨고 역시나 모르는 내용이라 한숨이 나올 거 같았지만 꾹 참고 어떤 내용인지 조심스레 여쭤보았습니다.

1992년 비가 많이 내려 도로가 유실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개인의 사유지를 시에 빌려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에서 도로를 만들어 임시로 사용을 하다가 원래의 도로가 다 복구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개인 사유지의 도로를 원래대로 복구를 시켜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민들을 위해서 개인의 사유지를 빌려주었던 것인데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에 얼마나 답답하셨을지 민원인의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시군구청으로 문의하시면 된다고 안내를 드렸지만, 민원인께서는 이미 여러 방면으로 문의를 해보았고 복구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확인하던 중 110번을 우연히 알게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10번으로 전화를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시군구청을 통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토교통부를 통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해드리고 국토교통부 담당자와 삼자 통화 연결을 통해 상담 연결을 해드렸습니다.

바로 정확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 죄송함에 전화를 끊고 나서도 며칠 동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10번을 찾았다는 민원인의 말씀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후 해결이 잘 되셨는지 너무나도 궁금하여 확인 전화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민원인께서는 해결 방법에 대한 안내를 잘 받았다며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아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110번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민원인들께서 억울하거나 해결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지막 종착역으로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110번이 없었다면 이리저리 전화를 다 걸어보고 자기네 부처 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들으면서 나라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으로 힘든 민원인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감히 해보게 됩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 드릴 수는 없지만 믿고 전화를 하실 수 있는 110번 상담사가 되기로 다짐을 하면서 닭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뛰어다니겠습니다.

Posted by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콜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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