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에 소개된 형 찾는 노인 사연
☎ 110 소식 2014. 5. 2. 11:04 |
안녕하세요. 저는 정부민원안내콜센터 110에 근무하는 상담원입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감정노동자죠. 110 콜센터는 생활하면서 궁금했던 점, 불편한 점 등 어디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할지 모를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100통 내외의 전화가 여러 가지 사연, 모두 다 다른 질문들입니다. 얼마 전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통화가 있어서 사연을 보냅니다. 110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 한 할아버지께서 진주에서 발견된 유골들에 대한 질문을 하시는데 전 처음 듣는 내용이라 당황스러웠죠. 인터넷을 검색을 통해 발견한 기사. "진주서 6•25전쟁 때 학살된 민간인 유해 35구 발굴" 할아버지 말씀이, 유골이 발견된 곳과 상황이 일제 강점기 때 헤어진 형의 상황과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형의 유골을 찾고 싶다고... 일제강점기 10살 정도셨다는 할아버지는 형이 당시에 수용됐었다며 6•25 전쟁 때 같이 있던 사람들과 집단 학살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하셨습니다. 제가 본 기사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이라 마음이 조여왔습니다. 국가보훈처에 전화했더니 군인이 아니라서 확인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는데... 일단 어디에 전화할지 몰라 확인 후 할아버지와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죠. 유골 발견 기사에서 확인되는 모든 곳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담당 부처가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110 콜센터에서도 담당자를 빠르게 찾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곳을 돌고 돌아 진주시청에서 담당하는 분이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연결해드리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골이 할아버지의 가족인지 확인할 방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진주시청 담당자는 시간이 오래 지났고 보존 상태가 나빠 DNA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하더군요, 할아버지와 담당자를 연결해드리고 상담을 종료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첫 통화를 하던 시간은 오후 3시, 잘 안내를 받으셨나 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6시쯤 다시 한 번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 목소리를 들으신 할아버지께서는 여든이 넘은 연세에 수화기 너머로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DNA 확인이 어렵다는 말에 상심하셨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손에 장애가 있어 메모도 전화도 어려우셨다는 할아버지, 상담사 덕분에 담당자를 찾고 진주에 직접 가보기로 하셨다며 확인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할아버지 말씀에 저도 울컥하며 하루종일 여러 전화에 힘들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뜨거운 마음으로 풀어져 버리더군요. 오히려 할아버지께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여성시대' 라디오 방송 다시 듣기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사연은 4월 7일 방송 19분부터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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