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답게 푸르른 녹음이 한창인 지금입니다. 벌써 어느덧 보훈상담센터에서 많은 국가유공자, 유가족 분들을 만나게 된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전쟁당시의 상황을 말씀하시면서 바로 곁에서 전사한 전우의 이야기, 전쟁후유증으로 힘들게 살아온 본인의 삶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해주시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늘 나라사랑을 당부하시는 분들도 만나보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후 불편한 몸으로라도 남은 인생을 다른 분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시며 살고계신 유공자분들의 말씀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50대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분께서 다소 쑥스러운 듯 본인의 소개를 하셨습니다. 6.25 전몰군경의 유자녀분이셨는데 지원혜택을 확인하고자 조심스레 질문을 하셨습니다.

마침 6.25전쟁 63주년이 불과 한 달을 남기지 않았던 시기인지라 말씀하시는 그분의 목소리에 긴장을 하며 더욱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분의 자력을 조회해 유가족사항을 보니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는 전사하시고 힘들게 홀로 남겨진 어머니 밑에서 무매독자로 외롭게 자라오셨을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습니다.

그마저도 어머니께서 작고하신지 30여년이 지난 것으로 확인된 후로는

그분의 말씀을 집중해 경청하며 대략적인 수혜내용을 안내드리고 무언가 더 지원될 혜택은 없는 건지 씁쓸하게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을 듣고 나니 더욱 신경이 쓰여 보상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지원 대상조건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아도 이분께서는 6.25 전몰자녀수당을 수령할 수 있는 자격조건에 해당이 됨에도 불구하고 지원받은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한 후, 관할지청에 확인해본 결과 그동안 지원대상이 맞으나 수당을 받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관할지청 담당자에게 지급사유를 안내 후 다시 연락을 드려 그동안 받지 못했던 수당을 받으시게 될 수 있다고 벅찬 마음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거라는 생각이 앞섰지만 안내받으시던 그분께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그리고 차근차근 경청해 들으시며 감사하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관련서류 안내 차 지청 담당자에게 전화연결을 해드리고 나니 내심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을 감출길이 없었습니다.

비록 얼굴은 알 수 없지만 무언가 도움이 되었다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늘 항상 낮은 자세로 유공자 및 유가족 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경청,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마음을 다 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콜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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